스마트해진 건설 안전··· 위험상황 AI가 알아서 '척척'_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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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스마트안전 관제센터
스마트안전장비 지원 현장별 동영상 데이터 실시간 송수신
지능형 CCTV, 붕괴·변위 위험경보장치 등 위험요인 사전 차단
위험상황 발생시에는 다채널 알림 기능으로 즉각 대처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스마트 안전장비가 건설현장 중대재해 감축의 핵심 키(Key)로 떠올랐다.
스마트 기술의 발전은 바쁜 현장소장 및 안전관리자의 업무 효율화는 물론,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안전 의식 제고에도 크게 기여하며, 건설현장의 안전문화를 다시 쓰고 있다는 평가다.
국토안전관리원 수도권지사의 '스마트 안전관제 센터'
센터에 첫발을 내딛자 수십대의 크고 작은 모니터 화면이 빼곡히 가득 차 있다. 각 모니터에는 수도권 곳곳에 나눠진 건설현장의 운영 상황이 실시간으로 보여지고 있다.
관제 모니터를 살펴보던 중 화면 하나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줌인과 줌아웃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서울의 한 건설현장에서 관리자가 현장에 배치된 지능형 CCTV를
활용해 고층부에 설치된 시설물 상태를 확인해보는 순간이 관제센터에서 고스란히 포착된 것이다. 현장에 설치된 카메라의 성능은 400만화소로, 36배까지 줌이
가능해 15층 높이에서도 현장 곳곳에 대한 식별이 가능해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화면에서 움직이는 대상이 사람인지, 차량인지도 정확히 인식해 구분해낸다.
현재 수도권지사에서 운영 중인 스마트 안전장비 시범사업지는 총 6개소로, △서울 도곡동 공동주택 신축공사 △서울 나라키움 종로 복합청사 개발사업 △수원
인계동 주상복합신축공사 △수원 호매실 금곡동 오피스텔 신축공사 △수원 영통3동 행정복지센터 신축공사 △광교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 등이다.
이들 현장에는 총 3대의 지능형 CCTV(이동형 1개 · 고정형 2개)와 붕괴 · 변위 위험경보 장비가 지원된다.
이들 현장에 설치된 지능형 CCTV의 원격제어 권환을 가진 것은 현장소장 및 안전관리자, 관리원 스마트센터 직원뿐이다.
하지만 이들이 CCTV 화면을 일일이 쳐다보고 있을 필요가 없다. 안전모 미착용, 근로자 쓰러짐, 화재, 연기 발생 등 위험상황이 벌어지면 AI 기술이 이를 자동으로
인지해 상황 발생 전후 과정을 녹화해주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제어 권한을 가진 이들의 휴대전화에 자동으로 알림이 가도록 해 즉각적인 대처가 이뤄지도록
돕는다. 이렇듯 AI에 의해 포착된 불안전한 행동은 그 순간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데이터화돼 안전 관리 교육 자료로 활용된다.
스마트 안전관제 센터의 실무자 신승호 과장은 "현장별로 매월 점검 활동을 실시하고 있는데, 월별 누적된 불안전 징후를 수치화해 현장과 공유해주면서 근로자들을
계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무심코 저지른 불안전 행동이나 발뺌하는 근로자들도 캡처된 화면을 제시해주면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고 안전 의식을 제고하게 돼
사전적인 예방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기술은 근로자들의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현장에서 사용되는 장비는 정보통신인증을 받은 장비로, AI는 건설현장을
녹화할 때 근로자들의 얼굴 부분을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한다.
관리원은 적용 현장이 늘어남에 따라 AI의 학습량이 많아질수록 AI의 행동분석을 통한 예방효과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양환 국토안전관리원 수도권지사장은 "향후 건설업에서 4차산업 혁명이 강화되고 첨단화되기 위해서는 공공이 주도하는 지원사업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스마트 안전장비를 통한 효율적인 안전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스마트 안전에 대한 여건이 마련될 수 있도록 안전 관리비 지원 기준을 보완하거나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트안전기술은 아직 보급, 활용도는 낮은 편이다. 건설현장의 중대재해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2022년 한해 국내 산업현장에서는 총 611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644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인 341명(328건)이 건설업에서 발생했다.
이 중 공사금액 50억원 미망의 중·소규모 사업장에서 388명(381건)의 사망자가 나왔다.
국토안전관리원(원장 김일환, 이하 관리원)은 이에 따라 사망사고 감축을 위한 방안으로 스마트안전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건설안전 전문기관으로서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사업을 통해 체계적인 스마트안전관리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안전관리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투자여력이 부족한 중·소규모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첨단기술로 제작한 지능형(AI) CCTV와
붕괴·변위 위험 경보장치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지원 현장에는 위험인지 AI학습용 데이터를 개방하고 다양한 스마트 안전장비를 무상 설치 · 운영한다.
관리원은 지난 2021년부터 영남권역 소규모 건설현장 12개소를 대상으로 지원사업을 펼쳐고. 지난해 수도권 및 강원, 충청, 호남 각 지사별로 6곳을 신규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수도권, 강원, 충청, 호남지사에서 각 12개 현장으로 지원대상을 확대해, 모두 48개소에 스마트안전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토안전관리원 수도권지사의 '스마트 안전관제 센터'에서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각 건설현장의 운영상황을 살펴보는 모습
"안전 관리 훨씬 편해졌어요."
스마트 안전장비가 설치돼 있는 수원 호매실 금곡동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 이곳의 공정률은 18%로, 기초공사 마무리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운집해 작업을 벌이고 있는 현장의 한쪽 구석에는 삼각대로 다리를 벌린 채 서 있는 이동형 CCTV의 모습이 보인다.
360도 사방으로 시선 이동이 가능한 이 CCTV에는 고용량 리튬 이온 충전식 배터리가 장착돼있다.
18시간 이상 작동이 가능해 전원 장치가 없는 곳에서도 작업 관제를 할 수 있으며, LTE 통신라우터를 탑재해 끊김없는 영상 송수신이 가능하다. 이동형 CCTV는
수시로 가설물이 철거되거나, 개구부가 새로이 생기는 등 매시간 변화하는 건설현장의 특수성에 최적화돼 있다.
작업 상황에 맞게 설치 장소를 옮겨가며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낸다. 건설근로자들도 CCTV의 존재 여부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다.
이곳에서 만난 현장관리자는 "처음에는 CCTV를 부담스러워 하는 근로자들도 있었지만 안전모를 쓰지 않는 등 위험징후를 알려주는 등 스마트장비가 안전에만
사용된다는 것에 대해 설명하자, 근로자들도 본인들의 안전을 케어받고 있다는 생각에 안심하는 태도로 바뀌었다"며 "근로자들 스스로도 자신의 행동이 녹화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스스로 행동을 조심하는 등 전반적인 현장의 안전의식이 높아졌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우려할 만한 시공 노하우 및 기술 유출에 대한 걱정도 사전에 차단됐다. 관리원이 CCTV 영상 데이터 저장 장치를 아예 각 현장사무소에 보관하도록
하고,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관제만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시공사인 영동건설 관계자는 "시공 현장의 모습이 관리원에 노출된다는 것에서 오는 부담감보다 실제 현장에서 얻는 안전관리척 측면의 이득이 분명히 더 많다"며
"향후 비용 문제만 해결된다면 스마트 안전장비를 더욱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리원은 이 같은 스마트 건설안전 기술개발 및 보급 활성화 노력으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실시한 '2022년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 결과'에서 관리원은
지난해 '양호' 등급에서 올해 2등급 높아진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지능형 CCTV가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차량과 사람을 인식해 구분하는 모습
지능형 CCTV가 포착한 불안전 행동 사례 /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 기업 휴랜 제공
수원 호매실 금곡동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 설치돼 있는 이동형 CCTV의 모습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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